사명감이 없는 거 같아요

동기들하고 얘기해보면 특수파트 가서 어떠한 간호를 하고싶다는 정확한 목표가 있더라구요
근데 저는 그냥.. 분위기 좋고 안빡센 적당한 부서에 들어가서 가늘고 길게 일하고 싶단 생각만 있어요
이렇게 열정도 없고 사명감도 없이 간호라는 직업을 오래 버틸 수 있을까요ㅡㅜ

댓글6
  • 프로필 이미지
    우당탕탕간호사
    미국 간호사
    미국 간호사서울 자대 없음(서자무)
    답변수 187채택률 19%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우당탕탕간호사 입니다.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저의 신규 시절이 떠올라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동기들이 거창한 목표나 사명감을 이야기할 때, 나만 너무 속물 같고 이 직업에 안 맞는 건 아닌가 자책하고 계신 건 아닌지 마음이 쓰이네요.
    
    결론부터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투철한 사명감이 없어도 간호사로 충분히 오래, 그리고 잘 일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현재 계속 임상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또한 처음부터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단한 관심이나 원대한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그저 고등학생 때 성적에 맞춰서, 그리고 주변에서 워낙 취업이 잘 된다고 하니 학과를 선택했을 뿐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도 막연하게 어느 정도 규모 있는 병원에는 가야지라는 생각만 있었을 뿐, 그 이후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처음 입사하고 신규 간호사 시절에는 거창한 간호 철학 따위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매일매일 그저 오늘 하루 사고 치지 않고 무사히 버티자는 생각뿐이었죠. 선생님이 지금 분위기 좋고 안 빡센 곳에서 가늘고 길게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생존 본능입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구요.
    
    하지만 임상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여러 순간들을 겪고, 또 각자의 길을 찾아 나가는 선배와 동기들을 지켜보다 보니 어느 순간 저절로 제 나름의 목표를 설정하게 되는 시기가 오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그 새로운 돌파구가 미국 간호사였습니다.
    
    설령 나중에 임상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한다고 해서 선생님의 인생이 실패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병원 밖으로 나가 아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며 너무나 잘 살고 있어요. 제 주변 친구들 중에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바짝 돈을 모아, 의료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본인만의 개인 사업을 차려서 행복하게 사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그러니 당장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없거나 불타는 사명감이 없다면, 간호사 면허증 자체를 선생님의 진짜 목표를 이루기 위한 든든한 수단 혹은 보험이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면서 받는 안정적인 월급을 시드머니 삼아 평소 관심 있던 주식이나 펀드 같은 재테크에 투자해 자산을 든든하게 불릴 수도 있고, 훗날 다른 일이나 사업에 도전했다가 혹시 실패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와 재취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니까요.
    
    지금 당장 동기들처럼 특별한 목표가 없다고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당한 부서에서 일상과의 밸런스를 맞추며 묵묵히 버텨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생님은 직장인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추신 겁니다. 마음 편하게 가지시고, 선생님만의 속도로 천천히 길을 찾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 레오
    제약·의료기기 회사
    제약·의료기기 회사지방 자대 있음(지자유)
    답변수 9채택률 11%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레오입니다.
    임상부터 회사까지 다양하게 간호라는 분야를 이용하고있는데요
    주위 선후배들을 보았을 때, 오래 잘 다니는 사람들과 1-2년 사이 이직을하는 결정적 요인중 하나가 사명감인것같아요.
    
    저 또한 임상에 있기보다, 더 넓은 필드로 나가기 위해 도전하여서 현재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하였는데요.
    
    처음부터 임상으로 바로 가지않아도 생각보다 간호라는 전공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아직 학생이라면 조바심 내지말고 천천히 고민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그러나 대학병원에서 2-3년의 경력을 쌓고나서는, 생각보다 이 커리어가 도움이 많이 됩니다.
    
    도전해보고, 맞지않을 때 언제든지 일을 할 수 있는게 면허를 가진 직업의 장점이니 장점을 충분히 누리셨으면해요.
    
    도움이 되셨다면 답변 답변 채택 부탁드립니다.
  • everminee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지방거점국립대학교(지거국)
    답변수 869채택률 13%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everminee입니다!
    
    저는 오히려 "분위기 좋고, 너무 힘들지 않은 곳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충분히 좋은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꼭 처음부터 특수파트를 정하고 큰 꿈이 있어야만 좋은 간호사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사실 너무 열정이 넘치는 사람도 그만큼 빨리 지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래 일하는 것도 하나의 큰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제 주변 동기들도 세브란스, 분당서울대 같은 빅5에서 잘 다니다가 제약회사로 가기도 하고, 석사 과정을 밟아 교수가 된 친구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렇게 계속 공부하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방식대로 간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대학병원에서 10년을 버텼는데, 주변에서는 오히려 그 시간을 유지한 저를 대단하게 봐주기도 합니다. 이후 육아휴직도 하고 종합병원에서도 근무해보고, 지금은 전문병원에서 환자 상담을 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친구들처럼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열정은 없었지만, 제 자리에서 환자에게 더 쉽게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좋은 간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저만의 열정은 있었습니다.
    
    간호사는 누가 더 낫고 부족하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각자 잘하는 방식과 오래 할 수 있는 방향이 다를 뿐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가늘고 길게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도 정말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선생님이 오래 환자 곁에 남아주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해요. 😊
    
    도움이 되셨다면 답변 채택 부탁드립니다.
  • 프로필 이미지
    다롱이
    감염관리간호사
    감염관리간호사지방 자대 없음(지자무)
    답변수 43채택률 40%국가고시 준비, 간호학과 진로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다롱이입니다. 😊
    
    저도 신규 시절에는 어떤 간호를 꼭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 신기했어요.
    저또한 그냥 사람 좋고, 분위기 괜찮고, 오래 다닐 수 있는 곳에서 가늘고 길게 일하는 게 목표였거든요.
    
    근데 막상 일해보니까 그런 생각도 충분히 괜찮다고 느꼈어요.
    모든 사람이 특수파트를 꿈꾸거나 사명감 하나로 일하는 건 아니니까요!
    직장은 결국 오래 다닐 수 있어야 하는 곳이고, 나한테 맞는 환경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적성에 안 맞는 부서에서 버텨본 경험이 있으면 
    내가 어떤 환경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지를 더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열정이 넘치는 것보다 나한테 맞는 부서를 찾아서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하는 게 더 중요한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간호사의 길은 임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병원에서 경험을 쌓고 시야를 넓혀보면
    감염관리, QI, 교육전담, 연구, 보건소, 공공기관, 제약회사, 산업간호사 등 생각보다 다양한 진로가 열려 있어요.
    지금 당장 나는 꼭 어떤 간호사가 되어야겠다는 목표가 없다고 해서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하면서 나한테 맞는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정말 많답니다.😊
  • 프로필 이미지
    지암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지방거점국립대학교(지거국)
    답변수 258채택률 17%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선생님. 
    흔히들 그런말 많이 해요. 정말 사명감 갖고 간호사를 꿈꾸며 입사한 친구들은 일찍이 퇴사하고, 그냥저냥 적당히 다니던 사람들은 퇴사하겠다 말은 해도 쭉 근무한다구요. 
    
    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작성자님과 같은 고민을 했었어요. 친한 친구가 어릴적부터 간호사를 꿈꿨고 되고 싶은 상이 있었으며 의료봉사도 열심히 다니려는 친구였거든요.
    나는 그냥 일찍 취업하고 돈 벌고 싶을 뿐인데 이런 마음으로 간호사가 되어도 되나? 싶은 걱정을 했었어요.
    
    하지만 입사하고 정신없이 일을 배우고 환자를 대하는 나를 돌아보니, 그렇게 큰 마음가짐이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환자를 마주하는 순간순간만은 그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되고, 또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구요. 간호학과를 택하고 간호사가 어쨌든 되기로 했다면 대부분 그럴 것 같아요!
    
    가끔은 나를 힘들게 하는 환자나 환경에 대해서는 안좋은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는 그냥 ‘이건 일이다. 돈버는 중이다.’ 이런 생각하면서 넘겨요.
    
    간호사도 하나의 직업이고 덜 힘들게 적당히 오래 일하고 싶다는 생각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간호사로서의 나와 평소의 나를 잘 분리해서 쉬는 동안의 나에 좀 더 집중해보세용 
    
    
    언제나 응원합니다 ◜◡◝ 
     
  • 프로필 이미지
    널대리
    제약·의료기기 회사
    제약·의료기기 회사지방 자대 있음(지자유)
    답변수 318채택률 15%빅 5 병원 취업, 간호학과 진로 전문
    안녕하세요. 이직만 7번 한 멘토 널대리입니다!
    
    저는 오히려 선생님 글을 보면서 "분위기 좋고 너무 힘들지 않은 부서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것도 하나의 분명한 선호도와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꼭 중환자실, 응급실, 수술실처럼 특정 특수파트를 꿈꿔야만 열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제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해 대학병원, 검진센터, 요양병원, 임상시험 분야, 제약회사 등 여러 번 이직을 경험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가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는 생각보다 선택지가 정말 많은 직업입니다. 처음부터 사명감 하나로 버티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근무환경과 업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부담이 조금 줄어들 거예요. 지금 열정이 부족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생님의 진로를 고민하는 데 제 답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도움이 되셨다면 답변 채택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