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수도...

명백히 문제가 되는 상황이면 당연히 보고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애매하게 작은 실수는 매번 보고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제 선에서 조용히 해결하고 넘어가도 되는지 기준을 못 잡겠습니다.


너무 사소한 것까지 보고하면 유난스러워 보일까 걱정되고, 

반대로 안 하면 나중에 더 문제가 될까 걱정됩니다.

선배님들은 이 경계를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보고 여부를 정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댓글3
  • everminee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지방거점국립대학교(지거국)
    답변수 197채택률 13%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everminee입니다!
    저는 기준을 “환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인가” 로 보는 편입니다.
    단순한 근접오류(환자에게 실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가 스스로 발견해서 바로 수정할 수 있었던 상황)라면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근접오류를 넘어 환자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거나, 내가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같은 듀티의 차지 선생님께라도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신규 때는 “이걸 보고해야 하나?”라는 기준을 잡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숨기기보다는 “제가 이런 상황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요?”라고 선배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보고하는 것을 유난스럽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
    도움이 되셨다면 답변 채택 부탁드립니다!
  • 널스쀼
    간호교육전담간호사
    간호교육전담간호사지방 자대 있음(지자유)
    답변수 83채택률 17%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간호교육 전담간호사 널스쀼입니다.
    
    저도 신규 때는 사소한 것까지 다 말해야 하나, 아니면 나 혼자 유난 떠는 건가 싶어서 혼자 속으로 고민 많이 했어서 
    마음이 너무 이해가 가네요.
    
    우리가 흔히 환자 안전사고를 이야기할 때 근접오류, 위해사건, 적신호사건으로 나누곤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할 뻔했으나 다행히 환자에게 직접적인 영향 없이 넘어간 '근접오류' 단계는 따로 보고까지 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다만, 이게 나 혼자의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다른 사람도 똑같이 실수할 만한 구조적인 문제라면 
    "선생님, 이 부분은 다른 사람도 착각하기 쉬울 것 같은데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까요?" 하고 보고보다는 조언을 구하는 식으로 전달해요.
    
    하지만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크든 작든 무조건 보고하셔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낙상이랑 투약 오류는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무조건 바로 보고하는 게 맞아요. 
    투약 같은 경우는 당장 환자에게 영향이 없어 보여도 나중에 어떤 사이드 작용이 올지 모르고, 
    낙상도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나중에 뇌출혈이나 골절 이슈로 커질 수 있거든요. 
    당장은 한소리 들을까 봐 무섭겠지만 숨겼다가 나중에 터지면 책임이 훨씬 커집니다. 
    
    추가로 IV 같은 경우 저는 보통 2번 정도 해보고 안되면 손을 바꿉니다. 계속 붙잡고 있으면 환자분과의 라포도 깨지고, 
    "내가 치료받으러 와서 주사때문에 고생해야겠냐"며 추가 컴플레인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나 스스로도 페이스가 말려버리고요. 
    그래서 눈치 보이더라도 다른 분께 도움 요청하는 게 더 큰 컴플레인을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환자 몸에 직접적인 영향이 갔는가'와 '나 혼자 해결했을 때 나중에 뒤탈이 날 여지가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연차가 쌓이니 조금이라도 찝찝하다 싶으면 조금 유난스러워 보이더라도 보고 형식까진 아니고 '환자분이 이러더라구요'라며 
    슬쩍 귀띔이라도 해두는 게 간호사 생활을 하는데 있어 현명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을 이어가시는 것 자체가 좋은 간호사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 프로필 이미지
    우당탕탕간호사
    미국 간호사
    미국 간호사서울 자대 없음(서자무)
    답변수 65채택률 18%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우당탕탕간호사 입니다.
    저 역시 현장에서 숱한 실수와 수습의 과정을 직접 겪어보며 세우게 된 저만의 아주 명확하고 단호한 기준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가장 중요한 대원칙은 내 머릿속에서 애매하다고 느껴지면 그건 무조건 보고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것입니다.
    
    신규 선생님들의 경우 아직 임상적인 시야가 넓지 않기 때문에, 내 눈에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수액 속도의 미세한 오차나 투약 시간 지연 같은 것들이 실제 환자의 예후에 얼마나 큰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스스로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병원이라는 조직에서 가장 최악의 실수는 처치를 잘못한 것이 아니라, 처치 오류를 제때 공유하지 않아 수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 몸에 이미 잘못된 약물이나 처치가 아주 조금이라도 들어간 상황이라면, 발견 즉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차지 선생님이나 수간호사 선생님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았습니다. 크게 혼이 나는 것은 그 순간의 뼈아픈 부끄러움으로 끝나지만, 두려운 마음에 실수를 숨겼다가 환자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면 그건 선생님의 간호사 면허를 잃는 것은 물론 평생의 지옥 같은 죄책감으로 남게 되니까요.
    
    반면, 투약 준비 단계에서 라벨링이 잘못된 것을 환자에게 가기 전에 미리 발견했거나, 단순히 부서 내 물품 카운트를 헷갈려서 다시 채워 넣은 정도라면 굳이 보고하지 않습니다. 환자에게 위해가 가해지기 전 내 선에서 완벽하게 차단된 해프닝이라면 스스로 철저하게 피드백을 하고 넘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곧바로 보고하는 것은 결코 능력 부족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고가 터지기 전에 제가 이 부분을 놓쳤는데, 지금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라고 투명하게 오픈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후배에게 선배들은 훨씬 더 큰 책임감과 신뢰를 느끼며 기꺼이 방패막이가 되어줍니다. 혼날까 봐 위축되는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무조건 용기 내어 먼저 입을 여는 습관을 들이시길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