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실수를 자꾸 반복하는데, 저는 왜 이럴까요

머리로는 절차를 다 아는데도 막상 바쁘고 정신없어지면 확인을 빼먹거나 순서를 헷갈려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죄책감이 크고 "이 일이 저랑 안 맞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선배님들도 신규 때 비슷한 시기를 겪으셨을 것 같은데,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실제로 도움이 됐던 습관이나 마인드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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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당탕탕간호사
    미국 간호사
    미국 간호사서울 자대 없음(서자무)
    답변수 65채택률 18%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우당탕탕간호사 입니다.
    
    선생님, 남겨주신 글의 모든 문장 속에서 그동안 남몰래 삼켜왔을 무거운 죄책감과 자절감이 고스란히 느껴져 가슴이 참 많이 먹먹해졌습니다. 머리로는 완벽하게 아는데 막상 바쁜 상황이 닥치면 순서가 엉키고 백지가 되어버리는 그 당혹감, 그리고 퇴근길마다 나는 이 일에 정말 소질이 없나 보다라며 스스로를 바닥까지 깎아내리던 그 마음을 제가 너무나도 잘 알거든요.
    
    저는 현재 임상에서 7년 차로 일하고 있는 간호사입니다. 사실 저에게는 남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이 하나 있는데요, 저에게는 ADHD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규 시절의 저는 선생님보다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인계를 받을 때 분명히 들었던 내용도 돌아서면 까먹기 일쑤였고, 바쁘게 알람이 울리는 상황에서는 정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사소한 투약 확인이나 처치 순서를 빼먹고 똑같은 실수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남들은 한두 번 혼나면 고치는 걸 저는 열 번을 넘게 실수하니, 스스로가 고장 난 기계처럼 느껴져 매일 밤 침대에서 사직서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었죠.
    
    그 끔찍했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내 머리를 절대 믿지 않겠다는 뼈아픈 인정에서부터였습니다.
    제 작업 기억력이 남들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모든 절차를 눈에 보이는 외부 시스템으로 빼냈습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수첩을 하나 사서, 아주 기본적인 수액 연결이나 수혈 절차조차도 아주 잘게 쪼개어 체크박스를 그렸습니다. 바빠서 정신이 아득해질 때마다 제 기억을 더듬는 대신 무조건 그 수첩을 펼쳐 시선이 닿는 순서대로만 기계처럼 손을 움직였어요.
    
    또한, 그날 했던 실수들을 퇴근 후에 온전히 분리해서 바라보는 훈련을 했습니다. 듀티가 끝나면 병원에서의 감정은 강제로 끄고 그날 왜 실수를 했는지, 어떤 절차에서 인지적인 오류가 났는지를 아주 객관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자책하며 우는 대신 내일은 액팅 카트에 미리 스티커를 붙여놔야지 같은 물리적인 해결책을 고민하며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실수에 매몰되지 않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단단한 멘탈이 길러지더라고요.
    
    선생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해서 선생님이 부족하거나 간호사라는 직업과 안 맞는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단지 그 바쁘고 숨 막히는 병동 환경 속에서 선생님만의 업무 루틴과 방어막이 아직 완벽하게 자리 잡지 않았을 뿐이에요. 너무 깊은 자책의 늪에 빠져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은 이미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고민하고 개선하려 노력하는, 충분히 훌륭하고 책임감 있는 간호사입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 Lina
    호주 간호사
    호주 간호사지방 자대 있음(지자유)
    답변수 53채택률 9%임상실습 적응, 빅 5 병원 취업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리나입니다.
    머리로는 다 아는데 바쁜 상황만 되면 버퍼링이 걸리고 아차 하는 순간 실수가 나와서 속상하고 자책감 드는 그 기분, 저를 포함해 임상을 거쳐간 모든 간호사가 겪은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나와 안 맞아서가 아니라, 업무 타이밍과 현장 흐름에 뇌와 몸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과부하' 때문이에요! 
    
    저는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듣고 바로 "메모하는 습관 /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기 / 인계장 뒷편에 컨닝페이퍼 만들기" 를 가장 많이 활용했고 실수를 줄이고 꼼꼼함을 챙기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환자가 요청하는 게 있다면 바로바로 인계장에 적어서 까먹지 않고자 했으며, 반복되는 절차는 머릿 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려서 스스로 익숙함을 느낄 수 있게 했어요. 실제로 그렇게 하면 같은 루틴이라도 좀 더 안정감있게 수행할 수 있더라구요. 더불어 내가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다면 인계장 뒷편에 노트를 만들어서 간호를 수행하기 전에 한번 더 점검 차원에서 읽어보고 했어요! 
    
    선생님, 신규 때 실수는 누구나 해요! 자책 대신 "다음엔 이 타이밍에 체크하자" 하고 담담히 털어내는 게 제일 중요한듯해요.
    지금 잘하고 계시니까 너무 조바심 내지 마시구요, 선생님은 충분히 잘 해내고 계세요 화이팅입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답변 채택' 부탁드립니다-😘
  • everminee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지방거점국립대학교(지거국)
    답변수 197채택률 13%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멘토 everminee입니다!
    
    신규 때 정말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분명 배웠는데 왜 또 헷갈리지?”, “저번에도 들었는데 왜 기억이 안 나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탓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머리로 아는 것과 내 몸에 익는 것은 속도가 다른 것 같아요.
    처음에는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하던 일도 반복해서 경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몸이 먼저 움직이고, 그때 “아, 그래서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이해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고요. 저도 10년 넘게 지나서야 예전에 외워서 했던 업무들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되는 순간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
    
    실수를 줄이려면 한 번 실수한 부분은 그냥 넘기지 말고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고 하나씩 채워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모르는 걸 숨기기보다는 모르는 부분을 찾아 배우려는 태도가 결국 실력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마시고,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면 분명 실수도 줄고 자신감도 생길 거예요.
    
    도움이 되셨다면 답변 채택 부탁드립니다!
  • 프로필 이미지
    지암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지방거점국립대학교(지거국)
    답변수 98채택률 15%국가고시 준비, 임상실습 적응 전문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직 일이 몸에 익지 않아서 그런 실수가 생기는 것 같아요. 머리로는 절차를 다 알고 있다고 하시는데 사실 알고 있는 것과 진짜로 할 수 있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요. ‘나 다 알고 있는데 왜 자꾸 이러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아직 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실수했던 술기나 어떤 일을 할 때 아 이거 내가 자꾸 실수하는 일이었지! 라는 브레이크가 한번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본인이 실수했던 것들을 모아서 정리해놓는 게 꼭 필요합니다. 
    저는 신규 시기엔 근무가 끝나면 업무일지 집에 가져와서 노트했던 것들을 정리했는데요. 이를테면 PCD 보낼 때 PCD에 대한 업무 과정을 정리해 놓은 내용을 여러번 보면서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언제나 잊지않고 챙겼던 것도 있고 자주 실수하고 까먹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자주 까먹는/실수하는 부분을 추려서 “PCD 갈 때 진통제 꼭 연결하고 가기!!” 이런 내용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신규 때 정말 많이 실수하고 도움도 많이 받으면서 일하게 되는데요, 자책도 많이하고 힘들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지나갈 시기라고 마음을 다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충고지만, 업무를 할 때 순서가 헷갈리거나 한다면 그저 기억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물어보거나 찾아본 후에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했겠지, 이렇게 되어있었던 것 같다. 는 등의 추측, 임의판단하지 마시고 두번 세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지금은 이런 실수를 하더라도 신규니까 그럴 수 있다고 조금은 넘어갈 수 있지만, 연차가 찰 수록 그런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채택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