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 첫발을 내디딘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과 실습을 나간 간호학과 학생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바로 환자 상태 변화를 의사에게 노티하거나 다음 듀티 선생님에게 인수인계를 줄 때일 것입니다. 머릿속은 복잡하고 환자 상태는 급박한데, 막상 입을 열면 횡설수설하게 되는 경우가 참 많죠.
이러한 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의료진 간의 명확한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임상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바로 SBAR 의사소통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병원에서 일 잘하는 간호사로 거듭날 수 있는 SBAR 의사소통의 핵심 구성 요소부터 실제 임상 예시까지 아주 쉽고 자세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1. SBAR 의사소통이란 무엇일까요?
병원이라는 환경은 1분 1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때 의료진 간에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누락되면 환자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SBAR 의사소통은 환자의 상태에 대해 의료진 간에 구조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표준화된 의사소통 방법입니다. 미국 해군에서 잠수함 내 보고 체계로 사용되던 방식을 의료계에 도입한 것으로, 현재 국내외 수많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환자 안전을 위한 필수 프로토콜로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듀티가 바뀔 때 진행되는 인수인계나 환자의 급격한 활력징후 변화로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야 하는 노티(Notification) 상황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해 줍니다.
2. SBAR 의사소통의 4가지 핵심 구성 요소
SBAR은 Situation, Background, Assessment, Recommendation의 앞 글자를 딴 단어입니다. 이 4가지 단계만 머릿속에 기억해 두고 순서대로 말하면 아무리 긴장되는 순간이라도 핵심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전문성 있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각 요소의 구체적인 내용을 표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단계 | 구성 요소 | 핵심 내용 | 포함되어야 할 데이터 |
| S | Situation (현재 상황) |
보고자의 신원 및 환자의 가장 시급한 주증상 설명 | 보고자 소속 및 성명, 환자 이름, 병실, 현재 발생한 문제 |
| B | Background (임상적 배경) |
환자의 입원 원인 및 현재 문제와 관련된 과거력 설명 | 진단명, 입원일, 주요 검사 결과, 현재 투약 상황, 기왕력 |
| A | Assessment (사정 및 평가) |
간호사가 판단한 환자의 현재 신체 검진 및 유추 결과 | Vital Signs (V/S), 의식 상태, 통증 점수, 간호사의 임상적 판단 |
| R | Recommendation (제안 및 요구)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나 동료에게 요청하는 처치 | 원하는 구체적인 중재 (투약, 검사 처방, 의사 방문 요청 등) |
3. Situation 현재 상황 명확하게 전달하기
첫 번째 단계는 Situation입니다. 전화를 받는 상대방(주로 의사나 타 부서 의료진)에게 내가 누구인지 밝히고, 어떤 환자에게 지금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한두 문장으로 압축해서 말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환자의 차트를 열거나 머릿속으로 환자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환자의 이름, 나이, 진료과, 병실 등 기본 정보와 함께 "지금 당장 왜 전화를 했는지"에 대한 주소(Chief Complaint)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실제 임상 예시]
"김OO 선생님, 8A병동 간호사 박OO인데요. 이OO 교수님 환자 802호의 김OO 환자분 현재 HR(심박수)이 150회/분으로 dyspnea(호흡곤란)와 palpitation(심계항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4. Background 환자의 임상적 배경 설명하기
두 번째 단계는 Background입니다. 현재 발생한 증상이 왜 일어났는지 유추할 수 있도록 환자의 입원 배경과 과거력을 제공하는 단계입니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더라도 환자가 왜 입원했는지, 평소 어떤 치료를 받고 있었는지 모르면 정확한 처방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여기에는 환자의 주진단명, 입원 날짜, 지금까지 시행된 주요 수술이나 시술, 현재 유지하고 있는 치료(예: 산소 요법, 수액 주입 등)와 관련된 정보가 포함됩니다.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먼 과거력은 과감히 생략하고, 현재 증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임상 데이터만 추려내는 것이 간호사의 역량입니다.
[실제 임상 예시]
"환자분 이틀 전 dyspnea와 palpitation으로 내원한 후 PSVT(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진단받았으며, 특별한 다른 history(과거력)는 없습니다. 현재 O₂ nasal cannula(비강 캐뉼라) 2L/min apply 중입니다."
5. Assessment 간호사의 전문적인 사정 결과 제시하기
세 번째 단계는 Assessment입니다. 간호사가 환자를 직접 관찰하고 측정한 객관적인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내린 임상적 판단을 전달하는 단계입니다. 의사는 현장에 없기 때문에 간호사의 눈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따라서 주관적인 느낌보다는 숫자로 표현되는 정확한 수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Vital Signs(활력징후)입니다. 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은 물론이고 필요시 SpO₂(산소포화도), 의식 수준(Mental status), 최근에 투여된 약물과 그에 따른 변화를 함께 언급해 주어야 합니다.
[실제 임상 예시]
"어제까지 digoxin PO(경구) 투여 후 금일 아침 BP 115/68mmHg, HR 64회/분 측정되었습니다. 금일 digoxin D/C(투약 중단) 되어 오전에는 더 투여된 건 없습니다. 현재 점심 식후 측정 시 BP 95/50mmHg, HR 150회/분, RR 26회/분, SpO₂ 95%입니다."
6. Recommendation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사항 제안하기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Recommendation입니다. 간호사가 환자를 사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동료 간호사가 다음 듀티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하거나 질문하는 단계입니다.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계이기도 한데요, 단순히 "환자가 아프다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기보다는, "이러한 처치를 하는 것이 어떨까요?" 혹은 "의사 선생님이 지금 바로 병동으로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처럼 주도적이고 명확한 요구를 해야 합니다. 의사가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둘 수 있는 검사(예: EKG, Lab 등)를 역으로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 임상 예시]
"환자분 O₂ nasal cannula 2L/min 유지하면서 응급 EKG(심전도) 먼저 촬영할까요? 추가로 확인해야 할 응급 lab(혈액검사) 처방이 있으실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7. SBAR 의사소통을 임상에서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팁
처음부터 SBAR 의사소통 구조에 맞춰 말하기는 절대 쉽지 않습니다. 전화를 걸기 전, 혹은 인수인계를 시작하기 전에 작은 메모지에 S, B, A, R 순서대로 적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의사에게 노티를 할 때는 환자의 최신 전자의무기록(EMR) 화면을 켜두고, 활력징후 기록지와 최근 검사 결과를 검지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통화하면 당황하지 않고 전문성 있게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SBAR 의사소통의 핵심 구성 요소와 실제 간호사 인수인계 및 노티 예시를 통해 환자 상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SBAR 의사소통은 임상에서 간호사가 환자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여 의료 사고를 예방하고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도구입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소통 방식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계신 임상 간호사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병원 실습을 나가서 의료진의 소통 방식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간호학과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필수 소통 역량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린 실제 예시와 템플릿을 차근차근 참고하셔서 환자의 상태, 투약, 처치 내용을 막힘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멋진 간호 전문가로 성장하시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