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의 시간으로 완성된 식문화
캐나다는 혁명으로 탄생한 나라가 아니다. 프랑스 식민지에서 시작해 영국 제국의 통치를 거쳐 1867년 연방으로 묶였다. 이 긴 식민의 시간 동안 음식은 국가 수립 이전에 이미 정착돼 있었다. 프랑스계 정착민은 동부(그러니까 미국 뉴욕과 보스턴의 북쪽)인 세인트로렌스강 유역에서 버터·밀가루·감자·육류로 겨울을 버텼고, 영국계 정착민은 파이·로스트비프·스튜로 보존과 규격을 택했다. 여기에 원주민의 훈연, 건조, 수액 채취, 사냥 지식이 더해졌다. 캐나다 음식은 애초부터 셰프의 요리가 아니었다. 집의 음식, 마을의 음식, 할머니의 음식이었다. “저는 할머니들에게서 요리를 배웠어요. 회사원 남편이 해외 지사로 발령이 나서 캐나다로 갔어요. 동네 할머니들에게 영어와 프랑스어도 배울 겸 마실 다니다가 요리를 알게 됐어요. 캐나다는 빈민 구제를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요. 그런 곳에서 음식 재료를 가져다가 할머니들이 요리를 해서 다시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죠. 그 광경에 감격했어요. 제 요리는 거기에서 나온 겁니다.”
절제의 음식, 푸틴
미국 음식이 ‘풍요의 과잉’이라면, 캐나다 음식은 ‘절제된 지속’이다. 이 차이는 ‘푸틴(Poutine)’에 집약돼 있다. 미국식 감자튀김은 케첩이나 치즈 소스가 주인공이지만, 캐나다 푸틴의 중심은 그레이비소스가 한몫한다. 튀김 위에 육즙인 그레이비를 붓는 행위는 캐나다식 사고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동부는 프랑스 문화 지역이라 뭔가 ‘소스를 부어야 음식답다’라는 관념이 있는 지역이다. 아, 푸틴이 뭐냐고? 이 식당의 대표 메뉴이자 캐나다의 자존심이고, 맛있는 인기 메뉴다.